
미국 MBA 여름 인턴 오퍼는 결국 전 경력과 포지션의 연결고리에서 나옵니다. 보스턴 대형병원 전략팀 오퍼를 받기까지, Location·Industry·Function 중 하나만 바꾸라는 원칙과 DUH/ELP 프로젝트, 그리고 컨설팅 리쿠르팅 경험이 어떻게 작용했는지 담았습니다.
📌 이 글은 2019년 4월, Duke Fuqua MBA 시절 네이버 블로그에 연재한 '감자맨 유학일기'를 다듬어 옮긴 것입니다. 당시 경험과 판단을 기록한 글이라, 비자·취업·학사 제도는 자주 바뀌니 최신 내용은 공식 기관 안내를 확인해 주세요.
미국 MBA 인턴십 오퍼를 받기까지
감자맨 유학일기 (15/38)
지난주 목요일 오후 4시. 수업 중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습니다. 결과를 기다리던 회사는 보스턴인데 발신지는 Albany, NY라 갸웃했지만 느낌이 쎄해서 받았죠. 웬걸, 며칠 전 Visa status와 희망 wage를 조율하던 그 Recruiter였습니다. "출장 가는 길에 밖에서 전화하는데, 통화 가능해?" "그럼요." 그리고 복도 구석에서, 전화로 올여름 인턴십 Offer를 받았습니다.
10분 남짓 통화였지만 오래 기억에 남을 순간이었습니다. 작년 6월 미국에 와 겪은 고생을 어느 정도 보상받은 기분이랄까, 매일 크고 작은 좌절을 겪으며 '조금씩 나아지겠지' 막연히 버틴 시간이 헛되지 않았다는 확인 같았거든요. 소리라도 지르고 싶었지만 공공장소라 마음을 가라앉히고, 그동안 저를 도와준 친구들에게 하나씩 연락했습니다. 레쥬메를 봐준 2학년, 같은 employer 다른 팀에서 인턴했던 2학년, 케이싱을 도와준 친구, 보스턴 출신이라 정보를 준 친구, C-Lead 팀 친구들, 함께 Week in Cities를 갔던 헬스케어 클럽 친구들까지. 다들 제 일처럼 기뻐해 줘서 더 뿌듯했습니다. 도와준 친구들에게 좋은 소식을 전할 수 있다는 게 오퍼만큼이나 기뻤어요. Team Fuqua를 새삼 느낀 하루였습니다.

(축하연 at Dain's Place)
어디로 가게 됐나
저는 올여름을 보스턴의 한 대형병원 National Strategy Team에서 보내게 됐습니다. Fuqua에 올 때부터 전략 컨설팅과 Healthcare provider 두 곳만 집중하기로 했고, 10월부터 1월까진 컨설팅에, 그 후엔 provider 쪽에 집중했죠. 그사이 컨설팅 2곳, 병원 1곳과 면접을 봤고 결국 병원 쪽으로 가게 됐습니다. 원하던 Healthcare provider의 전략 포지션이라 만족도가 큽니다.
가장 중요한 건 '연결고리'
리쿠르팅에서 어쩌면 가장 중요한 건 이전 경력과 지원 포지션의 유사성입니다. International에게 더 심하지만, 미국 친구들도 이 틀을 크게 벗어나진 않아요. 인터뷰 인비가 어디서 오는지 보면 감이 옵니다. 작년 말 한 미국 친구와 '결국 인비는 전 경력과 관련된 곳에서만 오는 것 같다'는 대화를 했었거든요. Location, Industry, Function 중 하나만 바꿔도 성공이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닙니다.
회사가 International을 뽑을 땐 두 가지가 필요합니다. 해당 산업이나 function에 대한 전문성, 그리고 그걸 증명할 역량. 커뮤니케이션도 상대적으로 약하고 나중에 Visa까지 해결해 줘야 하는 International을 뽑으려면, 분명히 add-value할 부분이 있어야 하니까요. 그래서 보통 Resume로 경력과 포지션의 적합도를 본 뒤 인터뷰로 검증합니다. 왜 하나만 바꿀 수 있느냐고요? MBA 타임라인 때문입니다. 풀타임 오퍼가 지상과제인 MBA 생활은 사실 초반 6~8개월에 거의 승부가 납니다. 7월 입학, 10월부터 네트워킹, 1월 본격 인터뷰, 여름 인턴을 잘 보내면 풀타임 오퍼로 이어지죠. 결국 입학 5~6개월 만에 원하는 회사와 마주 앉는다는 얘긴데, 영어가 모국어도 아닌 사람이 언어와 문화를 적응하며 동시에 새 역량까지 갖춰 Industry나 Function을 통째로 바꾸기란 시간상 쉽지 않습니다. 대신 기존에 가진 것을 문화적 맥락에 맞게 영어로 커뮤니케이션하는 건 노력으로 충분히 가능합니다.
미국 경력이 없다면 학교 프로그램을 써라
지금 하는 학교 프로젝트도 리쿠르팅에 큰 플러스였습니다. DUH/ELP(Duke University Hospital Experiential Learning Practicum)는 Fuqua 학생과 Duke 대학병원을 연결하는 컨설팅 프로젝트인데, 한 학기 동안 병원 경영진의 고민을 분석하고 최종 recommendation을 줍니다. 저는 친구 한 명과 Telehealth 관련 프로젝트를 맡았어요. 사실 리쿠르팅을 염두에 두고 고른 면도 있습니다. 미국 병원은 지역별로 제한적 presence를 갖는데(Cleveland Clinic 같은 초대형 병원도 타주 환자 비율이 낮습니다), 대형 병원들은 이 제약을 넘으려 중소 병원 인수로 patient base를 키워왔습니다. 그런 가운데 Telehealth는 M&A가 아닌 다른 성장 경로를 열어줄 전략적 도구로 각광받고 있죠. NewYork-Presbyterian이나 Cleveland Clinic 같은 곳이 전략적으로 활용하려는 영역이라, 병원 전략 포지션을 노리던 제겐 관련 경험을 쌓을 절호의 기회였습니다.
실제 면접에서도 이 프로젝트를 정말 많이 활용했습니다. 면접관이 프로젝트에 대해 많이 물었고, 인턴을 하게 되면 이걸 어떻게 활용할지 강조하며 기여 포인트를 어필했죠. Duke 대학병원의 브랜드 파워 덕에, 이 프로젝트를 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미국에서도 업무를 해낼 사람'이라는 시그널이 되기도 했습니다. 미국 경력이 없는 제겐 정말 큰 도움이었어요.
컨설팅 리쿠르팅의 좌절, 그래도
마지막으로 컨설팅 리쿠르팅을 처음부터 끝까지 따라가 본 경험이 주효했습니다. 네트워킹부터 Casing, Behavioral까지 리쿠르팅에 필요한 거의 모든 활동을 경험할 수 있거든요. 이걸 거치고 나면 Informational call부터 리쿠르터 커뮤니케이션, 다양한 인터뷰까지 익숙해집니다. 덕분에 niche했던 병원 리쿠르팅을 한결 수월하게 할 수 있었어요. 준비 과정에서 30번 넘게 Mock Casing을 했는데, 할 때마다 창피하고 스스로에게 화도 났습니다. '한국말이면 잘했을 텐데' 싶다가 '그럼 뭐 하러 미국 왔냐' 자문하며 털어내곤 했죠. 1월엔 컨설팅 면접에서 줄줄이 떨어져 멘붕과 슬럼프도 겪었지만, 그 과정이 쌓여 비컨설팅 인터뷰는 한결 편하게 임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미국에서 리쿠르팅하실 분들은 Industry를 메인으로 노리더라도 컨설팅 리쿠르팅을 함께 준비해 보시길 권합니다. 시간과 에너지가 많이 들긴 하지만, 한국의 '취업 준비'와는 다른 미국식 'Recruiting'을 빠르고 효과적으로 배울 좋은 기회거든요. 1학년 MBA의 가장 큰 과제는 결국 'Getting a Job'입니다. 인턴 하나 얻었다고 크게 달라지진 않겠지만, '내가 여기서 경쟁력이 있을까' 고민하던 불확실함이 잠시나마 명확해진 기분 좋은 주말이었습니다.
이제 여름까지 잘 준비해 좋은 퍼포먼스를 내야겠네요.
이전 편: Duke 농구 라이벌전 vs UNC: Zion과 잊지 못할 시즌 → https://www.gamja.co/contents/blog/duke-fuqua-basketball-vs-un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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