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MBA 소셜이 Personal Branding이 되는 순간 (2)
알아듣지도 못하던 파티에서 시작해, 소셜이 Personal Branding이 되기까지의 적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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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친구들은 다 친해 보이는데 알고 보면 그들도 처음입니다. International에게 초반 소셜은 기 빨리는 의무에 가깝지만, 동시에 Internal Marketing이자 Personal Branding의 기회입니다. Be intentional이 왜 핵심인지 정리했습니다.
📌 이 글은 2018년 10월, Duke Fuqua MBA 시절 네이버 블로그에 연재한 '감자맨 유학일기'를 다듬어 옮긴 것입니다. 당시 경험과 판단을 기록한 글이라, 비자·취업·학사 제도는 자주 바뀌니 최신 내용은 공식 기관 안내를 확인해 주세요.
미국 MBA, 소셜이 Personal Branding이 되는 순간
감자맨 유학일기 (3/38)
지금은 Fall 1학기 기말고사 기간입니다. 한 학기가 6주로 굴러가다 보니 정신이 혼미하네요. 뱅킹, 컨설팅을 노리는 친구들은 가을 성적을 잘 받아둬야 한다는데, 시험기간이니만큼 저는 이렇게 딴짓에 집중해 보겠습니다.
다들 친해 보이는데, 사실은 서로 아무도 모른다고?

(A bunch of 수다쟁이들)
초반 소셜 이벤트는 제게 충격과 공포였습니다. 가장 이상했던 건, 미국 애들도 분명 여기 처음 와서 아는 사람이 없을텐데 파티만 가면 평생 알고 지낸 사이처럼 떠들고 있었다는 거예요. 한국에서 10년 넘게 안 친구랑도 만취 아니면 저렇게는 안 떠들 것 같은데 말이죠.
그래서 하루는 한 친구한테 대놓고 물었습니다. "너희 어떻게 서로 알아? 여기 다 아는 사이야?" 돌아온 답은 "사실 나 아무도 몰라"였습니다. 그렇습니다. 친하지도 않은데 방글방글 웃으며, 잘 들리지도 않는데 목이 쉬어라 소리치며 대화하고 있던 겁니다. 미국 문화 특성일 수도, MBA 오는 Type A 성향 친구들의 특징일 수도, 아니면 그냥 딱히 갈 데 없는 시골 학교 문화일 수도 있겠죠.
확실한 건, 우리 같은 이방인 눈에는 그들이 이미 자기들끼리 clique을 형성한 것처럼 보인다는 겁니다. 파티 문화가 익숙하지 않은 한국 사람에겐 이게 꽤 큰 Barrier가 되고요. 그런데 걱정 마세요. 아직은 그렇게 '보일' 뿐입니다. 더 얘기해 보니 소셜은 미국 친구들에게도 부담스럽고 에너지 소모가 큰 활동이더군요. 정도 차이는 있어도, 국적 불문 누구에게나 기 빨리는 일입니다. 아무도 혼자가 아니에요. 다만 대응 방식에 따라 혼자가 될 수는 있습니다. 철판 깔고 이런저런 얘기 하다 보면 결국 마음 맞는 사람을 만나게 되거든요.
의무 > 재미, 그 시기를 버티는 법
적응되고 친구가 생기면 소셜은 '의무 < 재미'가 됩니다. 문제는 학기 초반엔 '의무 > 재미'인 경우가 많다는 것. 저는 하루 종일 영어를 쓰고 돌아다니다 저녁에 집에 오면 기운이 쭉 빠지곤 했습니다. 마트에서 장 볼 때도 뭐라고 말할지 고민하다 피로가 쌓이는데, 그러고도 또 나가서 어울려야 할 때면 소셜을 '일'처럼 여겨야 했죠. '뭐 하러 미국까지 와서 잘 보이겠다고 돌아다니나' 싶은 순간도 분명 있었습니다.
그런데 냉정히 보면 International은 Domestic 친구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할 수밖에 없습니다. 일상, 학교생활, 리쿠르팅 모든 면에서 부족한 게 많아 늘 도움이 필요하거든요. 한국에선 누구 도움 없이도 단단했던 분들이라도, 기반이 전혀 없는 곳에 떨어지면 이야기가 다릅니다. 내 성취도 역량도 배경도 전부 디버프되고, 정말 오롯이 혼자 남는 마법이 펼쳐지죠. 게다가 저는 동양인 남자고요. 다만 제가 겪은 어려움 대부분은 '역량'이 아니라 '경험'과 '언어'가 모자라 생기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니 인적 기반을 잘 다지고 언어와 문화의 벽을 빨리 넘으면, 제 역량을 보여줄 기회도 그만큼 빨리 온다고 믿고 소셜에 매진했습니다.
초반 파티는 사실 Personal Branding이다
이 지점에서 early stage의 '파티'는 그냥 먹고 마시는 게 아니라 professionalism의 영역으로 들어갑니다. 특히 미국에 기반 없는 International에게 초반 소셜은 Internal Marketing, 곧 Personal Branding의 좋은 기회예요. Fuqua에서 가장 많이 들은 말 중 하나인 "Be intentional"을 여기에 적용해 볼 수 있습니다. 초반 포지셔닝은 이후 학교 활동과 리쿠르팅에 영향을 줍니다. 어떤 회사들은 인터뷰 Closed list를 짤 때 그 회사 출신 Fuqua First Year들에게 레퍼런스 체크를 하기도 한다더군요. 초반 소셜에서의 Personal Branding, 언어와 문화 습득, 인적 네트워크 형성이 2년간 모든 활동의 starting point가 되는 셈입니다.
저는 운 좋게 미국 친구들 도움으로 빨리 적응했습니다. 저의 코파일럿이 되어 주었어요. 아침저녁 ride를 태워주고, 같이 gym 다니며 운동을 가르쳐주고, thank you note부터 과제, 심지어 resume까지 고쳐주던 domestic 친구들이 없었다면 사소한 어려움 하나하나에 훨씬 많은 시간이 들었을 거예요. 물론 저도 먼저 다가가려 무던히 애썼습니다. 가능한 많은 이벤트에 가고, 집으로 초대해 한국 음식을 차려주고, 초대받으면 웬만하면 다 갔죠. 사람 사이 인연은 우연히 주어지는 게 아니라 '의도적으로' 만들고 가꾸는 것이라 평소 생각했는데, 여기서도 똑같이 통하더군요.

여기까지가 지난 넉 달간 겪은 Socializing과 Networking 이야기입니다. 사실 네트워킹에는 이런 Internal Networking 말고, 회사와 recruiter를 상대하는 External Networking도 있는데, 그건 제가 리쿠르팅 전 과정을 다 거친 뒤 따로 풀어드리겠습니다. 가을학기부턴 다들 리쿠르팅이라는 각자도생의 길로 접어들거든요. 바빠지기 전에 마음 맞는 친구를 최대한 많이 사귀어 두시길.
저는 이만 회계와 통계를 잡으러 갑니다. 이 둘은 여기서도 학생을 괴롭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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