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MBA Case Competition 참가기: 4위와 솔직한 회고

Kellogg 헬스케어 Case Competition 참가기, 4위와 그 뒤의 솔직한 좌절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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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llogg가 주최하는 헬스케어 Case Competition에 다섯 명이 팀을 꾸려 참가했습니다. 52개 팀 중 11개 finalist, 최종 4위. 그러나 비전문 분야에서 팀에 업혀 간 솔직한 좌절과 거기서 얻은 교훈을 가감 없이 담은 회고입니다.

📌 이 글은 2020년 1월, Duke Fuqua MBA 시절 네이버 블로그에 연재한 '감자맨 유학일기'를 다듬어 옮긴 것입니다. 당시 경험과 판단을 기록한 글이라, 비자·취업·학사 제도는 자주 바뀌니 최신 내용은 공식 기관 안내를 확인해 주세요.

미국 MBA Case Competition 참가기, 4위와 솔직한 회고

감자맨 유학일기 (27/38)

안녕하세요, 듘결치입니다. 어느덧 Spring 1이 시작됐네요. 4개월 후 졸업이라니 믿기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제 슬슬 졸업하고 일하고 싶기도 합니다. MBA가 익숙해져서일까요, 아니면 돈이 떨어져서일까요. 저는 지금 일리노이주 에반스톤에서 이 글을 씁니다. Northwestern 대학이 있는 도시죠. 이번 주말 Kellogg가 매년 주최하는 Biotech and Healthcare Case Competition이 열렸습니다. 헬스케어로 유명한 Duke에서 HSM Certificate까지 하면서 졸업 전 Case Competition 한 번은 나가줘야 할 것 같던 차에, 1등 상금 5,000달러라는 말에 냉큼 발을 담갔습니다.

팀 모집, 그리고 비극의 시작

지난 12월 공지가 뜨자 헬스케어 클럽 단톡방에 같은 학년 친구가 '같이 할 사람?'을 올렸고, 저는 바로 손을 들었습니다. 둘이 만나 의논하다 추가로 셋을 더해 5명을 꾸렸죠. 뱅커 1, MBA 겸 PhD 1, pharma 인턴 경험의 전 컨설턴트 1, 헬스케어 컨설턴트 출신 1, 그리고 provider 출신인 저. background는 나름 다양했습니다. 52개 지원 팀 중 11개 팀이 초대받았는데, Resume와 간단한 소개만 냈는데 무슨 기준이었는지는 아직도 모르겠어요. 참가 팀은 Kellogg 2팀, 버클리 Haas, 미시간 Ross, 예일 SOM, UCLA Anderson, 텍사스 McCombs, 존스홉킨스 Carey, 코넬 Johnson 등이었습니다.

비극은 케이스를 받으면서 시작됐습니다. 역시나 Pharma 케이스였거든요. 간단히 말하면 '가상의 제약사 A가 땅콩 알레르기 완화 제품 pipeline을 가진 회사 B를 인수할지, 아니면 자체 gene therapy를 개발할지 recommendation을 내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왜 비극이냐면, 이때부터 수면 시간이 하루 5시간으로 줄었거든요. 안 그래도 수업을 셋 듣는데 할 일이 하나 더 늘고, 열정 가득한 팀원들과 묶이다 보니 시간이 갈수록 여기 쏟는 시간이 늘었습니다. 결국 그 주 다른 수업 과제는 거의 손도 못 댔어요.

더 큰 문제는 이게 Pharma 케이스였다는 점입니다. '헬스케어'는 굉장히 애매한 단어라 그 안에 Provider, Payer, Pharma, Devices, Government & Policy 등 세부 분야가 다양하고, 서로 굉장히 siloed 되어 있습니다. 같은 헬스케어여도 다른 쪽은 전혀 모르는 경우가 많죠. 게다가 Pharma는 워낙 its own thing이라 무경험자는 길을 잃기 쉬운데, 제가 딱 그 무경험자였습니다. 지식이 전무한 분야로 논의하고 자료를 찾다 보니 discussion에서 뒤처졌고, 말도 빠른 친구들 사이에서 모르는 분야라 조용히 있다가 점점 쩌리가 되어갔습니다.

그날의 교훈이라면, 내 전문 분야가 아닐 땐 미리 훨씬 더 준비해 둬야 한마디라도 더 보탤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정 모르면 그래도 많이 떠들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준비 과정, 그리고 발표 당일의 개콘

Case Cracking을 얼추 마치고 각자 role을 나눠 슬라이드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M&A 대상 회사 valuation과 Gene Therapy 개발 시 pricing 및 사업 타당성(NPV)이 두 축이었죠. 경험 부족으로 주도적 role은 틀렸다 판단하고, 그럼 뭘로 contribute하나 고민하다 결국 PPT를 맡았습니다. 그래도 PPT 만드는 재주는 있어서 다행이라면 다행. 잘 모르는 내용은 배우고 따라가며 슬라이드를 깎았습니다. JPM에서 인턴한 뱅커 친구가 valuation 모델 짜는 걸 구경하고, 전 컨설턴트들과 박사 팀원과 로직을 맞춰보며 많이 배웠어요. 절반도 이해 못 한 것 같지만요. 거의 매일 밤 11시 넘게까지 모여 토론하고 슬라이드를 만들길 일주일.

발표 당일은 한 편의 개그였습니다. 주최 측이 호텔을 제공해 금요일 아침 7시 비행기로 시카고에 도착했지만, 그날이 제출 기한이라 오후 3시까지 공항에서 PPT만 만들었습니다. 발표 순서가 마지막(오후 4시)이라 연습 시간은 충분했고, 저는 아직 제약도 유전자 치료도 모르는 게 많으니 그나마 평범한 Opening과 Market Landscape를 맡기로 했죠. 쉬우니 잘하겠거니 했습니다. 그런데 발표가 시작되자 PPT가 깨져서 나왔습니다(애니메이션을 넣느라 PDF로 못 낸 우리 잘못도 있습니다). 마음이 상한 와중에, 제일 쉬운 제 파트에서 그만 버벅대기 시작했어요. '이게 제일 쉬운 건데 이걸 버벅대나' 자괴감이 발동했고, 이후 발표 동선이 꼬이고 한 명은 중간에 전화벨까지 울리는 개콘이 펼쳐졌습니다. 그나마 Q&A는 선방했는데, 그것도 제가 한 건 아니었고요.

그날 저녁 칵테일파티와 dinner에서 수상자 발표가 있었고, 우리 팀은 4등이었습니다. 고생했는데 빈손은 아니구나 안도했지만, 제가 잘한 건 아니라 다시 시무룩해졌네요.

솔직한 회고

"17년 전통의 최대 규모 헬스케어 Competition에서 52개 팀 중 Top 11, 최종 4위!"라고 멋있게 올릴 수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건 기만이겠죠. 팀을 긁어모은 공은 있으나, 사실상 팀원들이 저를 업고 다녔으니까요. PPT는 예쁘게 뽑았지만 결국 중요한 건 그 안의 로직인데, 거기 기여를 못 한 게 가장 큰 좌절이었습니다. 발표를 말아먹은 것도, 제 스타일대로 했으면 버벅댈 일이 없었을 텐데 익숙지 않은 표현으로 스크립트를 써서 외우다 망친 거였고요.

'잘 모르는 분야니까', '미국 온 지 1년 반밖에 안 됐으니까'라고 합리화할 수도 있지만 솔직히 그게 잘 되지도 않습니다. '인터내셔널 배려자' 전형으로 묶이고 싶은 것도 아니니까요. 그날 자기 전, 처음으로 친구들에게 '나 한국 가야 되는 거 아닌가 싶다'고 문자를 보냈습니다. 다들 왜 그러냐, 남았으면 좋겠다며 격려해 주는데 괜히 보냈나 후회도 했고요. 새벽에 눈이 떠져, 이 기분이 생생할 때 남겨두자 싶어 이 글을 씁니다. 나중에 기억하려고요.

화려해 보여도 실상은 하루하루 고군분투하는 모든 MBA 분들, 파이팅 하시길 바랍니다. 저도 파이팅 하겠습니다.

이전 편: 미국 MBA 중 여행 기회: 방학과 프로그램, 추천 여행지 → https://www.gamja.co/contents/blog/duke-fuqua-travel
다음 편: 인터내셔널 MBA의 미국 취업 분포, International은 어디로 가나 → https://www.gamja.co/contents/blog/duke-fuqua-international-job-placement

Essay Gamja Jinwook Shin Profi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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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under, CEO

'에세이 감자'는 제가 MBA를 준비하며 느꼈던 Essay Writing Services 산업의 문제점들을 해결하고자 만든 서비스입니다. 어결치MBA 블로그를 운영하며 쌓은 노하우, 그리고 최고의 자문단과 함께 여러분의 목표를 '합리적'으로 달성하실 수 있도록 지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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