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 요약
International이 미국에서 컨설팅 리쿠르팅에 도전하는 건 객관적으로 무모합니다. 그럼에도 가장 어려운 길을 택한 이유와, 학기 초 방어기제를 깨고 끝까지 시도하며 얻은 것들을 담담하게 정리했습니다.
📌 이 글은 2018년 11월, Duke Fuqua MBA 시절 네이버 블로그에 연재한 ‘감자맨 유학일기’를 다듬어 옮긴 것입니다. 당시 경험과 판단을 기록한 글이라, 비자·취업·학사 제도는 자주 바뀌니 최신 내용은 공식 기관 안내를 확인해 주세요.
International이 미국 MBA 컨설팅 리쿠르팅에 도전한다는 것
감자맨 유학일기 (7/38)
오늘로 컨설팅 5곳 섬머인턴 포지션 지원을 마쳤습니다. 두 곳 더 쓰면 총 7곳이 되겠네요. 온 캠퍼스 리쿠르팅을 하는 사람 중엔 거의 가장 적게 쓰는 축일 겁니다. 저는 온 캠퍼스로 컨설팅, 오프 캠퍼스로 미국 내 병원 섬머인턴을 알아보는 중입니다. 계획이 어느 정도 서 있어서 20~30군데 막 지르는 사태는 면했지만, 컨설팅 경쟁이 워낙 세서 Interview Invite 하나 받기도 어려울 거라 각오는 하고 있습니다.
객관적으로, 좀 무모한 도전입니다
냉정히 보면 미국에서 나고 자라지도, 컨설팅을 해보지도 않은 제가 컨설팅 리쿠르팅에 뛰어든 것 자체가 무모합니다. 객관적으로 거의 불가능에 가깝죠. 같이 준비하는 미국 친구들과 지금의 저를 비교하면 모자란 점이 매일 보여서, 사실 억울하지도 않습니다. ‘한국어였다면 훨씬 잘했을 텐데’ 싶을 때도 있지만, 제 발로 미국에 왔고, 미국 회사가 MBA를 뽑을 때 원하는 걸 생각하면 ‘외국인치고 잘하는’ 건 큰 의미가 없으니까요. 최대한 냉정하게 스스로를 평가하려 합니다. 정신승리는 잘 안 통하더라고요.
방어기제를 깨준 한 번의 강연
지금이야 이렇게 말하지만, 학기 초엔 언어와 문화의 벽에 부딪혀 꽤 위축됐었습니다. 거의 반사적으로 취업에도 두려움을 가졌고, 시작도 전에 ‘이건 이래서 안 돼’, ‘나는 International이라 안 돼’ 하며 가능성을 스스로 닫고 있었어요. 그러다 마음을 고쳐먹은 계기가 있었습니다. 오리엔테이션 연사로 왔던 등반가이자 작가 Alison Levine의 강연이었죠.
사실 저는 약간 냉소적인 편이라 motivational speech에 회의적이었는데, 그 강연을 들으며 새 환경에 부딪혀 보지도 않고 합리화하던 제 모습이 부끄러워졌습니다. 가끔 기막힌 타이밍에 누군가 나타나 정신 차리라고 뒤통수를 때리고 가잖아요. 저에겐 그날이 그런 날이었습니다. 그날, 결과와 상관없이 MBA에서 해보고 싶던 것 중 가장 어려워 보이는 도전을 해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On the Edge: Alison Levine)
그래서, 잘한 선택이었나?
아직 다 끝난 건 아니지만 돌아보면 잘한 선택이었습니다. 고생은 했어도 그 과정에서 문화와 언어를 많이 배웠고, 다양한 사람과 교류했으며, 무엇보다 앞으로의 리쿠르팅에서 홀로 설 기초 체력을 길렀거든요. 컨설팅 리쿠르팅을 하지 않았다면 그렇게까지 열심히 소셜과 네트워킹을 하지도, 이런저런 행사를 다니며 회사 공부를 하지도, 보스턴과 댈러스를 돌며 리쿠르터를 만나지도 않았을 겁니다. 그랬다면 지금의 저는 5개월 전과 똑같았겠죠.
한 주쯤 뒤면 대부분 컨설팅 회사가 Closed list를 발표합니다. 결과에 따라 컨설팅 인터뷰를 계속 준비할 수도, 오프 캠퍼스에 더 집중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열심히 시도했고 2학년 때 다시 도전할 기회도 있으니, 어떤 결과든 큰 후회는 없을 것 같습니다.
MBA의 가장 큰 장점은 다양한 기회를 준다는 점이지만, 역설적으로 그 많은 기회를 멍하니 흘려보내면 아무것도 안 남는 곳 또한 MBA입니다. 앞으로도 가능한 두려움 없이 많이 도전해 보겠습니다. 라고 다시 한번 마음을 다잡아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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