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MBA 섬머인턴 3: 레드삭스와 Health Navigator 프로젝트
Fenway Park 옆 사무실, 레드삭스 관람, 그리고 두 번째 프로젝트 Health Navigator 분석.

AI 요약
미국 MBA 여름 인턴 5, 6주 차 기록입니다. Fenway Park 옆 사무실에서 본 레드삭스, 미국 기업들의 Talent Acquisition 경쟁, 그리고 미국 의료비와 Health Navigator라는 새로운 중간자들을 분석한 두 번째 프로젝트를 담았습니다.
📌 이 글은 2019년 7월, Duke Fuqua MBA 시절 여름 인턴 기간에 네이버 블로그에 연재한 '감자맨 유학일기'를 다듬어 옮긴 것입니다. 당시 경험과 판단을 기록한 글이라, 비자·취업·실무 환경은 자주 바뀌니 최신 내용은 공식 기관 안내를 확인해 주세요.
미국 병원 인턴 5, 6주 차, 레드삭스와 두 번째 프로젝트
감자맨 유학일기 (21/38)
어느새 7주 차 주말입니다. 인턴도 3주밖에 안 남았네요. 시간 참 빠릅니다. 지난주 일하다 문득 '내가 이 자리에 있어도 되나' 싶었습니다. 저는 떠나지만 10주간 남기고 갈 두세 개의 보고서를 가지고 팀이 앞으로 의사결정에 반영한다는데, 잘하고 있는 건지 모르겠더군요. 팀에선 잘하고 있다지만, 미국 사람들은 늘 잘했다고 하니 칭찬은 한 20%만 듣고 흘리는 게 좋습니다. 대신 지나가는 말로라도 잘했다는 말을 못 들으면, 그건 진짜 못하고 있다는 증거.
2주씩 끊어 time sheet에 사인하고 3주 차 금요일에 임금을 받는데, 이번엔 Relocation Fee가 함께 들어와 기뻤습니다. 이주비 정도로 생각하시면 되는데, 주는 회사도 안 주는 회사도 있어요. 저는 계약할 때 받기로 해서 보스턴행 비행기표와 첫 달 렌트비로 요긴하게 썼습니다. 사실 이미 쓴 돈이 들어온 거라 기쁠 이유도 없는데 조삼모사네요. 어쨌든 기쁜 나머지 어제 저 자신에게 선물도 하나 했습니다. 일단 쓰고 보자, 나중에 더 벌겠지. 그런데 학비 낼 때가 돼 계산해 보니 환율 상승으로 지난 학기보다 600만 원을 더 내게 생겼네요. 운수 좋은 날도 아니고, 설렁탕 한 그릇 사 먹어야겠습니다. 각설하고 5, 6주 차 일기 시작합니다.
보스턴의 상징, 레드삭스
제 사무실이 레드삭스 홈구장 Fenway Park 바로 옆이라는 건 전에 말씀드렸습니다(메인 병원은 Longwood에 있습니다). 그럼에도 인턴 시작하고 한 달 넘게 야구 구경을 못 갔는데, 5주 차에 한 번은 류현진 선수를 보러, 한 번은 회사 행사로 두 번 몰아 다녀왔습니다.

(히온쥐인 리유)
보스턴은 150여 년 이어온 병원이다 보니 도시 곳곳의 많은 단체와 교류가 있는데, 스포츠 팀도 빠지지 않습니다. 병원에 자원봉사하러 패트리어츠, 셀틱스, 레드삭스 같은 프로 선수들이 종종 오는 걸 보면, 프로 구단이 community 기여에 얼마나 신경 쓰는지 알 수 있어요. 덕분에 저는 공짜로 야구도 보고 음식도 얻어먹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미국 기업들의 초미의 관심사, Talent Acquisition
가만 보면 합리적이고 유연한 기업문화, 레드삭스 관람 같은 이벤트, 다양한 복지(제게 지급된 relocation fee 등)는 비단 이 병원만의 노력은 아닌 것 같습니다. 미국 기업들이 의도적으로 좋은 문화를 만들어 간다는 인상을 받았어요. 다른 곳에서 인턴하는 친구들 얘기를 들어보면 회사마다 특색 있는 복지가 많았거든요.
그래서 보스턴에서 헬스케어 컨설팅 인턴을 하는 친구와 더 얘기해 봤는데, 미국 경제가 나쁘지 않고 실업률도 거의 역대급으로 낮아 노동시장에서 top talent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기 때문이라고 하더군요. 국내에서도 여러 기업이 비슷한 노력을 한다고 자주 기사화되는 것 같은데, 우리나라 기업문화도 좀 더 긍정적으로 바뀌면 좋겠습니다. 꼰대 문화나 회식 같은 건 좀 줄이고요.
두 번째 프로젝트의 시작
복지 얘기가 나왔으니 이어가자면, 의료보험 역시 미국인에게 가장 중요한 복지 중 하나입니다. 오바마케어(Affordable Care Act) 이후 Medicare와 Medicaid 커버 인구가 늘긴 했지만, 미국인 상당수는 여전히 기업이 funding 하는 사보험으로 의료를 누립니다. 당연히 기업도 여기 많은 비용을 씁니다. 기업이 compensation으로 쓰는 비용 중 salary를 빼면 employee health benefit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죠.
규모도 큰데 성장세도 빨라 많은 기업이 우려합니다. 많이 들어보셨을 버크셔 해서웨이, 아마존, JP모건 체이스의 헬스케어 파트너십 "Haven" 역시 이런 상황을 타개하려는 움직임이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미국인 1인당 연간 헬스케어 지출이 1만 2~3천 불입니다. 우리나라가 2천 불 선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거의 5배죠. 헬스케어 산업은 미국 GDP의 17%가량을 차지합니다. 미국인들은 늘 '우리는 왜 헬스케어에 이렇게 돈을 많이 쓰나', '돈 쓰는 것에 비해 왜 outcome이 안 좋나'라며 가성비에 불만을 갖습니다.
원인은 여러 곳에 있겠지만 가장 눈초리를 받는 분야는 제약과 보험업계가 아닐까 합니다. 특히 기업들은 보험업계에 오랜 불만이 있었어요. employer 측은 자꾸 오르는 premium이, employee 측은 뭐가 있긴 한데 실제로 뭐가 있는지 알 수 없는 복잡한 health benefits가 가장 큰 문제입니다. 그래서 일부 회사는 Haven 같은 파트너십으로 '우리가 알아서 하는 모델을 만들겠다'고 천명했고, 다른 회사들도 가만있을 수 없다며 자구책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그 와중에 생겨난 게 바로 Health Navigation 회사들입니다.
Healthcare 중간자들, 미들맨을 알아보자
제 두 번째 프로젝트가 바로 이 Navigator라 불리는 회사들의 실체를 알아보는 일이었습니다. 이게 병원에 왜 중요하냐. Navigator들이 employer에게 제공하는 서비스가 바로 직원들에게 healthcare navigation을 해주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Navigation은 뭘까요. 길 잃지 않게 안내하는 길라잡이죠. Health navigation 회사들의 value proposition도 '복잡한 헬스케어 세계에서 길 잃은 사람들의 길라잡이가 되겠다'는 겁니다. 그럼 이들이 환자를 여기로도 저기로도 보내겠군요. 그렇습니다. 이들이 주장하는 서비스가 자리 잡으면, 미래엔 환자를 병원에 보내는 데 가장 큰 압력을 행사할 채널이 navigator가 될 수도 있습니다.
문제는 이 healthcare navigation이라는 서비스가 기존 patient advocacy group이나 benefits manager와는 다른 형태로 제공된다는 점입니다. Digital health와 얽힌 회사가 워낙 많은 데다, 비교적 새 단계라 업체가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어요. 산업 표준이 될 선도 업체도 없고, 서비스를 뭐라 정의하기도 쉽지 않고, 진입장벽도 높지 않아 이놈 저놈 다 발을 들이는 상황. channel 관리 입장에서 병원엔 큰 불확실성이 생긴 거죠. 그래서 제게 주어진 과제는 digital health 쪽 industry landscape를 분석하고 누구와 파트너십을 진행해야 하는지 보고서를 쓰는 것이었습니다.
처음엔 막막했습니다. 새 서비스, 새 형태의 회사라 갖다 붙일 자료도 없고, 한국 헬스케어와 워낙 다르니 기업 간 dynamics도 생소했어요. 이 프로젝트가 어떻게 굴러갔는지, 그 와중에 매니저와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다음 편에서 이어가겠습니다.
이전 편: 미국 MBA 섬머인턴 2: 첫 프로젝트와 유연근무, 첫 페이첵 → https://www.gamja.co/contents/blog/duke-fuqua-summer-intern-boston-2
다음 편: 미국 MBA 섬머인턴 4: 매니저와의 갈등 해결과 디지털 헬스 → https://www.gamja.co/contents/blog/duke-fuqua-summer-intern-boston-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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